(사)한국학술출판협회 GNB 바로가기 (사)한국학술출판협회 컨텐츠(본문) 바로가기


뉴스&이슈

[교수신문] 저작권법 개정 연구를 보는 출판계 시선

등록일
2016-11-18
글쓴이
관리자
조회
1015
“연구과제 결과보고서 폐기하라” … 출판계와의 상생 모색해야                                            
저작권법 개정 연구를 보는 출판계 시선
2016년 11월 03일 (목) 21:15:44최익현 기자  bukhak64@kyosu.net
  
 ▲ 26일 저작권법 제25조 개정을 주제로 한 연구 발표회에 참여한 발표자와 토론자들.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 한국저작권위원회(서울) 교육장에서 진행된 ‘미래 환경에 적합한 저작권법 개정을 위한 연구 발표회’는 일단 조용하게 마무리됐다.
‘조용하게 마무리됐다’고 했지만, 사실 출발부터 일촉즉발의 熱戰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출판계 인사들은 애써 감정을 자제하면서 저작권법 개정 연구 발표를 꼼꼼하게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저작권법을 전공하는 교수, 변호사 등 28명의 전문가가 진행한 이번 연구과제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보고서 폐기’를 주문했다. 이들은 왜 연구보고서 폐기를 요청한 것일까.


저작권법은 최근에도 몇 차례 논란을 거듭했다. 문체부와 복전협이 대학을 대상으로 ‘수업목적보상금제도’를 관철한 것도 2014년 2월이었으며, 같은 해 4월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저작권 침해죄 개정을 위한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합의금 장사를 위한 고소’를 막자는 취지였다. 2013년 12월 박혜자 의원이 ‘피해 규모가 500만원이 넘는 경우에만 저작권 침해죄를 적용하자’는 내용을 담은 저작권법 개정안 대표 발의한 데 따른 토론회였다. 2015년 12월 18일에는 ‘2015 저작권 제도 연구 발표회’가 서강대에서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 정책 연구 및 한국저작권위원회 자체 연구 결과를 발표해 연구의 질적 향상을 모도하고, 그 성과를 알려 저작권 제도 연구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함”을 목적으로 한 발표회였다. 
그리고 「미래 환경에 적합한 저작권법 개정」 연구과제가 한국저작권위원회의 의뢰로 올해 5월부터 진행됐다. 이번 연구 발표회는 바로 이 과제 발표회였다. 과제를 진행한 학계의 의견을 제시하고 관련 업계의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다. 2014년 4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던 문제의식이 일부 반영됐으며, 2015년 12월 연구 발표회에서 진단한 내용도 수용됐다.


과제 연구책임자인 정진근 교수는 “현실에 기초한 이익의 분배문제, 기득권, 그리고 문화발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현실적 장애와 같은 많은 문제들이 있다. 미래를 바라보면서도 현실을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학계 28명의 연구자들이 모여 개정안을 제시하고자 한다”라고 말하면서 ‘학계 의견’임을 거듭 강조했다. 정 교수는 “학계의 의견에 더해 창작자, 저작권 산업계, 이용자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좀더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개정안을 만들기 위해 발표회를 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과제를 이해관계자의 의견까지 수렴해 ‘백서’ 형태의 최종보고서로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발표회에서 가장 큰 논란을 빚은 부분은 역시 저작권법 제25조(학교교육 목적 등에의 이용), 제32조(시험문제로의 복제), 제30조(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제31조(도서관 등에서의 복제 등), 그리고 제136조(벌칙) 관련 내용이다. 큰 틀에서 ‘수업 및 교육목적을 위한 공정이용’을 강조한 학계의 ‘개정안’은 수업목적보상금제를 폐지하고, 시험을 위해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 정당한 범위이세 이용하는 경우에는 영리 또는 비영리를 불문하고 공정이용으로 봐야한다고 개정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날 방청석을 메운 출판계 의견은 극명하게 대비됐다. (사)대한출판문화협회, (사)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사)한국학술판협회, (사)한국출판인회 등은 학계가 내놓은 이번 개정 연구 과제가 “출판권자의 권익을 무시하고 출판업계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저작권법 개정 연구과제 결과보고서를 폐기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예를 든 토론회나 발표회 내용을 살펴보면, 애초부터 ‘출판계’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출판계의 지적이 설득력을 지닌다. 다시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그동안 우리들이 출판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최소한의 생존 요건으로 여겼던 저작권법을 미래 저작권 환경에 적합하게 하겠다(?)는 이유를 들어 출판권자의 사명과 권익을 무시하고 단순히 저작권자와 이용자만의 권익과 편의를 위한 조항을 신설하고 각종 제한을 삭제하는 법안으로, 이는 출판 산업을 말살시키고 출판계의 숨통을 끊어버림으로써 출판문화의 싹을 없애버리기 위한 법률 개정안이라고 밖에 해석할 방법이 없다.”


발표회장에서 만난 김진환 한국학술출판협회 회장(학지사 대표)는 “책은 단순히 저자의 원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저작권자로서의 저자, 이용자로서의 독자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출판문화가 더 성숙하고 위축된 출판산업이 발전하려면 저작권법 개정안에는 반드시 출판사들의 ‘판면권’이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가 말하는 판면권은 날것의 원고를 완성된 문화로서의 ‘책’으로 디자인하는 출판사의 노력에 대한 법적 권리를 의미한다.


물론 과제책임자인 정진근 교수의 말대로 이런 출판계의 반응은 ‘과잉 우려’일 수도 있다. 그러나 2015년 12월의 연구 발표회에 이어 올해의 연구 발표회에서도 출판계를 비롯한 문화콘텐츠 생산자들의 목소리와 이해가 여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면, 이 지속적인 배제는 출판계의 분노를 그저 ‘과잉 우려’로만 해석할 수 없게 하는 방증이 되지 않을까. ‘수업목적보상금’만 하더라도 징수기관인 복전협과 수혜자인 저작권자를 제외하면, 애초부터 출판계 등은 주변화됐던 문제였다. 출판사들이 수익배분에서 별 기대를 걸지 않았던 수업목적보상금제도가 개정안에서 슬며시 사라지는 것이나, 도서관 등에서의 복제를 허용하는 방안이 출판계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논리 그 어디에도 출판계의 고민과 목소리 경청은 없어보였다. 저자와 독자(이용자), 출판계가 함께 상생하는 방안이 아쉽다


[출처 : 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33124